“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 1만여 인파에 큰 절로 인사
팬덤 ‘파라다이스’도 낮은자세로 봉사 지역경제 기여
진정성 있는 봉사와 기부등으로 대중신뢰 회복 해야
□ 황영웅의 강진 복귀무대의 의미와 과제
가혹한 불길을 견뎌낸 흙만이 영롱한 빛깔의 청자로 거듭난다.
지난 28일 전남 강진 고려청자박물관 일원에서 펼쳐진 가수 황영웅의 복귀 무대는 그 자체로 하나의 ‘청자’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닮아 있었다. 처음 축제 출연을 발표하자 일부에서 반대를 하는등 우여곡절의 진통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성공적인 무대를 완성, 그를 애타게 기다리던 팬덤 ‘파라다이스’들에게도 잊지못할 감격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3년이라는 긴 침묵의 터널을 지나 다시 마이크를 잡은 황영웅. 그가 보여준 것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다시 일어서겠다는 처절한 의지와 팬들을 향한 낮은 자세였다.
황영웅의 3년만의 귀환공연이 펼쳐진 강진청자축제장에는 전국에서 1만여명의 팬들이 모여들었다/사진=골든보이스
오랜시간 견뎌준 팬들에 감사인사
흰색 셋업 정장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황영웅은 첫인사부터 달랐다. “여러분의 오빠이고 싶은 가수 황영웅입니다”라는 짧은 소개 뒤 이어진 약 15초간의 정중한 폴더 인사. 이는 지난 시간을 견뎌준 팬들에 대한 예우이자,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온몸으로 전하는 사과와 다짐이었다.
이날 현장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1만여 명의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강진군이 예상했던 인원을 3배 이상 웃도는 규모였다. 황영웅은 첫 곡 ‘미운 사랑’을 시작으로 ‘오빠가 돌아왔다’ 등을 열창하며 한층 깊어진 성량을 과시했다.
특히 공연 도중 1만 관객을 향해 올린 큰절은 현장의 열기를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이런 날이 다시 올 줄 몰랐다”는 그의 떨리는 목소리는 복귀의 무게를 실감케 했다.
팬덤 문화의 새 지평 보여주다
이번 공연의 또 다른 주인공은 황영웅의 팬덤 ‘파라다이스’였다. 이들은 단순한 관람객을 넘어 지역 축제의 동반자 역할을 자처했다. 1,500석 남짓한 메인 객석을 강진군민들에게 우선 양보하고, 자신들은 뒤편 전광판을 통해 공연을 즐기는 성숙함을 보였다.
여기에 강진 농특산물 사전 주문 폭주와 쓰레기 없는 공연장 만들기 캠페인은 ‘스타의 이미지는 팬이 만든다’는 명제를 증명했다. 지역 상인들은 “축제 전부터 주문이 밀려들어 눈코 뜰 새 없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특정 아티스트의 출연이 지역 경제 활성화로 직결되는 ‘황영웅 경제 효과’가 다시 한번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황영웅의 팬덤 파라다이스 는 강진공연 전후로 지역농산물구매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낮은 곳에서 다시 시작하다
황영웅의 3년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2023년 2월, MBN '불타는 트롯맨' 출연 도중 학교폭력 의혹이 불거지며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이후 경력·가정사 의혹까지 연이어 터지면서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자숙의 시간에 들어갔다.
지난달 소속사 골든보이스는 입장문을 통해 "침묵은 의혹이 사실이어서가 아니라 경연 프로그램과 동료 아티스트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학창 시절 생활기록부를 공개하며 봉사활동과 리더십에 대한 교사 평가도 함께 전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복귀 무대의 '선택' 자체다.
3년 만의 첫 무대로 화려한 단독 콘서트나 방송 출연이 아닌, 전남 강진의 지역 축제 무대를 택했다. 낮은 곳에서부터 차근차근 다시 쌓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그 선택 하나만으로도 황영웅이 3년 동안 무엇을 배웠는지 짐작할 수 있다.
진정성 있는 소통노력 계속돼야
강진에서의 성공적인 첫발은 황영웅에게 새로운 과제를 남겼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가 완전한 ‘양지(陽地)’로 나오기 위해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먼저 ‘봉사와 헌신의 지속성’이다. 공연 중 선언한 것처럼 기부와 봉사를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삶의 태도로 증명해야 한다. 이는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단단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다음은 ‘팬과의 재계약’을 통한 내실 다지기다. 대형 무대보다는 팬들과 밀접하게 호흡할 수 있는 소규모 공연이나 팬미팅을 통해 정서적 유대를 강화하는 과정이다. 3년의 공백을 메우는 것은 화려한 조명이 아니라 서로의 눈을 맞추는 진정성 있는 소통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수이기 때문에 음악적으로 증명하는것도 필요하다. 신곡 ‘오빠가 돌아왔다’처럼 대중성을 갖춘 곡으로 음악적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킨 뒤, 이를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전국 투어와 지상파 복귀 등 양질의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다.
남진·나훈아도 풍파겪고 단단해져
트로트의 역사는 삶의 굴곡을 노래로 승화시킨 재기의 역사다.
나훈아, 남진 등 수많은 거성들도 풍파를 겪으며 더 단단해졌다. 황영웅 역시 그 계보 안에서 자신만의 서사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강진의 봄바람이 긴 겨울을 지나온 저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었습니다”라는 그의 말처럼, 이제 긴 겨울은 끝났다. 3년 전의 논란은 그를 무너뜨렸을지 모르지만, 강진의 무대는 그를 다시 세웠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단 한 번의 기회가 아니라, 그 기회를 대하는 꾸준함과 진실된 행보다.
강진에서 시작된 이 따뜻한 ‘황영웅 바람’이 대한민국 트로트계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트롯뉴스’는 그의 다음 행보를 예리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주목할 것이다.
박강민
기자
oasis36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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