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갈비’는 갈비뼈가 3개~

최고 관리자 기자

등록 2025-11-06 10:21

LA갈비의 유래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

美 이민 한인 1세대가 만들어 국내 전파

‘안동찜닭’, ‘충무김밥’, ‘이탈리아 피자’ 등 음식 앞에 지역명이 들어가면 원조 또는 본고장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그만큼 신뢰가 간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LA갈비’ 역시 같은 이유로 미국 LA 지역의 고유 갈비이기 때문에 ‘LA갈비’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LA갈비’라는 특이한 이름이 붙게 된 사연부터 시작해서 그 유래를 놓고 의견(說)이 분분하지만, 처음으로 ‘LA갈비’가 국내 언론과 우리 식탁에 등장한 건 1990년도 부터다.

2000년대 소고기 수입 자유화 물결을 타고 대량 수입되던 LA갈비는 2003년 광우병 사태로 한때 수입 금지되었다가 2008년부터 다시 수입이 재개 되었다.

LA갈비는 맛도 좋고 잘 손질 되어 굽기 좋고 먹기에도 편해 대표적 명절 음식이자 평소에도 즐겨 찾는 메뉴가 됐지만, LA갈비의 유래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제적 이유(가난)’로 인해 탄생했다는 설

1970~80년대 많은 한국인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이민을 갔지만 대부분 정착을 하지 못해서 경제적으로 힘들었다.

인건비가 비싼 미국의 도축장에선 소의 갈비뼈 사이사이에 붙은 살코기를 수작업으로 제거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살코기만 남기고 뼈나 내장, 꼬리, 머리 등은 모두 버리곤 했다.

하지만 이런 부위로도 다양한 음식을 해 먹었던 한국인들은 남은 갈비를 저렴하게 구입해 기계로 통째로 썰어 보통 갈비처럼 양념해서 먹은 게 ‘LA 갈비’의 탄생이라는 설이다.

그리고 당시 교민들 대부분이 LA에 살았었기 때문에 그만큼 빠르게 사람들에게 전파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2014년에 영국 런던에서 발간된 ‘육류 과학 백과사전(Encyclopedia of Meat Sciences)’에서도 “LA갈비는 갈비의 또 다른 현대화 된 인기 요리로 이름처럼 미국 LA 지역 한인 커뮤니티에서 유래했다”라고 하고 있다.

‘수입산’ 이미지 개선을 위해 이름을 붙였다는 설

한국으로 미국산 소고기 판매를 위한 다양한 홍보와 마케팅을 펼치면서 한국인들의 수입산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한국 교민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LA라는 지역 명을 사용했다는 설이다.

그 시절 소위 ‘미제’라고 하면 무조건 고급이고 비싸다는 인식이 있었고, 이를 자연스럽게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설이다.

사실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수입산 고기도 많았지만, 수입산이 생소했던 시절에는 소고기는 무조건 한우라는 국내 축산 업자들의 공포 마케팅도 한 몫 했다.

갈비를 자르는 방식에서 유래했다는 설

영어 단어 ‘lateral’은 ‘측면의’라는 뜻이다. 갈비를 써는 방향을 뼈 방향대로 길게 써는 한국식과 달리 통째로 갈비 측면을 자른다고 해서 ‘Lateral Axis(횡축)’의 약자를 따서 ‘LA갈비’라 부르게 되었다는 설인데, 이 설이 맞는다면 LA갈비가 아니고 ‘LA식 갈비’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소고기 부위별 명칭 / 사진 출처 = 보영미트

소의 갈비뼈는 총 13개이다. 그림에서 2~5번까지의 덧살을 떼어낸 게 ‘본갈비(갈비 본살)’이라고 한다.

본갈비는 등심, 살치살과 연결되는 부분으로 마블링이 좋은 부위는 구이용으로 등급이 낮은 부위는 찜용으로 사용된다.

꽃갈비는 6~8번 부분으로 우리가 흔히 구이로 많이 먹는 부위이다.

마블링이 가장 좋고 갈빗살 중에서도 최상급이며 우대갈비(뼈 모양을 그대로 살려 잘라 뼈가 두껍고 길게 붙어 있는 고기), LA갈비도 이 부위에서 나온다.

우대갈비 정형화(손질) 작업

보통 구이용 갈비는 길쭉한 갈비뼈 방향으로 잘라내서 칼로 살을 넓게 펴내지만, LA갈비는 통 갈빗대를 뼈와 직각 방향으로 잘라서 중간중간에 갈비뼈가 붙어 있는 독특한 모양이다.

일반 보통 갈비

2020년 9월 LA타임스에서도 “LA갈비는 갈비뼈를 가로질러 잘라서 3~4개의 뼈가 있는 얇고 긴 고기 조각을 형성하는 쇠고기 짧은 갈비를 말한다. 한국에서 갈비는 쇠고기 짧은 갈비의 용어인데, 이 절단 방법은 한인 이민자들이 갈비뼈를 가로로 자르는 것을 발견해서 ‘LA’라는 별명을 얻었고 전통적으로 갈비뼈 사이를 절단하는 스타일과 이름을 한국에 가져왔다.”라고 했다.

2020년 9월 LA 타임즈에 소개된 LA갈비 관련 기사 / 사진 출처 =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