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뒷산 북악산의 숨은 계곡
추사 '김정희'도 선택한 별장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자리한 '백사실(白沙室) 계곡'은 ‘서울의 마지막 비밀정원’으로 불린다.
도심 가까운 곳이라 놀라고, 자연 상태 그대로 보존돼 있어 또 놀란다.
계곡 입구에는 ‘백석동천(白石洞天)’ 이라는 각자(刻字) 바위가 있다. 숲, 물이 흐르는 계곡, 연못, 별서 터, 정자 터가 있다.
1급수에서만 사는 도롱뇽 서식지가 발견되어 생태경관보존지역으로도 지정된 도심 청정구역으로 오색딱따구리, 무당개구리, 버들치, 가재 등 다양한 동물도 서식하고 있다.
이곳이 백사실 계곡으로 불리는데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오성과 한음'의 주인공인 이항복(오성)의 호가 백사인 것에서 유래하여 구전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사실 이항복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백사실은 ‘백석실(白石室)’의 와전된 발음으로, ‘백석’은 흰 돌이고, ‘실’은 골짜기라는 뜻이다. 백사실 계곡을 옛날에는 ‘백석동천(白石洞天)’이라고 불렀는데 백석은 흰 돌(화강암)이 많은 북악산을, 동천은 풍광이 뛰어난 장소를 뜻한다.
2012년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추사 '김정희'가 이 터를 사들여 새롭게 별서(담장없는 별장)를 만들었다는 내용을 문헌에서 찾아냈다고 밝힌 바 있다.
집의 형태를 추정할 수 있는 주춧돌과 사랑채의 돌계단, 연못, 그리고 연못 위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정자의 주춧돌 등이 흩어져 있다. 조선 시대에도 이곳이 휴식 공간으로 사랑 받았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참고로, 집을 부수고 난 뒤 주춧돌이나 기둥이 남겨진 자리를 ‘터 무늬’라고 한다.
우리말에 '허황하여 근거가 없다'고 해석되는 ‘터무니없다’는 바로 ‘터 무늬’에서 유래된 말이다.
정자 터에서 현통사로 내려오면 서울에서는 유일한 자연폭포인 ‘백사폭포’가 기다린다.
특히 비가 내린 뒤 방문하면 계곡물이 불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고려 시대에 창건한 ‘현통사’는 원래 세검정 초등학교 근처에 있던 ‘정의사’라는 절의 암자였다. 현통사와 정의사는 전쟁으로 모두 사라졌다가 현통사만 1970년대에 중창되었다.
백사실 계곡으로 가는 코스는 다양하지만 세검정 물줄기를 따라 현통사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찾기 쉽다.
♠ 백사실 계곡
주소 서울시 종로구 세검정로6길 98
교통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3번 출구)에서 지선버스 1711, 7018, 7016 탑승, 석파정 정류장 하차 약 5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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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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