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얼음 트래킹 ‘한탄강 물윗길’

배성식 기자

등록 2025-12-14 21:39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한탄강의 주상절리를 물 위에서 감상

매년 11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겨울철 한시적 운영

 한탄강 물윗길 트래킹


강원도 철원의 ‘한탄강’은 큰 여울(강이나 바다에서 물살이 세게 흐르는 얕은 구간)을 뜻하는 ‘한 여울’로 불려왔으며, 지금도 전곡읍에 한여울 마을이 있다. 옛 기록에는 대탄(大灘, 큰 여울)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이것이 ‘한탄강(漢灘江)’이라 바뀌어 불리게 되었다. 

후삼국 시대 당시 후고구려의 궁예가 이 강 주변의 현무암을 보고 나라가 곧 망한다고 한탄해서 ‘한탄강(恨嘆江)’이라고 불린다는 설도 있다. 

 

한탄강은 해방 전에는 애국 인사들의 독립운동을 위한 은거지였고, 해방 이후 공산 치하에서는 반공 활동의 은거지였을 정도로 역사가 깊은 곳이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북한 공산 치하에서 삼팔선을 넘어 대한민국으로 월남하던 사람들이 한탄강 앞에서 많이 체포되었다. 

그 후 사람들은 ‘한 여울’, 곧 ‘큰 여울’을 뜻하는 한탄강(漢灘江) 대신, ‘한탄만 하다 말았다’ 하여 한 많은 한탄강(恨嘆江)이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한탄강 물윗길’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한탄강의 주상절리를 물 위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트래킹 코스이다. 물윗길은 이름처럼 물 위를 걷는 산책 코스로 평소에는 접근할 수 없는 수려한 한탄강의 자연경관을 강 위에 설치된 부교를 따라 걸으며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겨울만의 특별 이벤트다. 

 



부교 이외에도 강변을 따라 매끄럽게 조성돼 있어 남녀노소 부담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어 매년 20만 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 이렇듯 한탄강의 아름다운 정취와 겨울철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희소성으로 2022년 한국관광공사로부터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되기도 했다. 

 

매년 11월 개장해 다음 해 3월까지 운영되며 올해도 구간별 임시 운영을 마치고 12월 13일부터 직탕폭포에서 순담계곡까지 전체 8.5km 구간이 개방되었다.

물윗길은 지질 명소인 직탕폭포, 송대소, 고석바위를 비롯해 등록문화재인 승일교, 천연기념물인 현무암 협곡 등 철원의 역사와 문화, 수려한 자연경관을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다. 

 

태봉대교(궁예를 상징하는 태봉에서 이름을 차용)에서 위쪽으로 1km 거리에 '직탕폭포'는 폭 80m, 높이 3m의 일자형으로 쭉 뻗어있어 ‘한국의 나이아가라’로 불린다. 

 

 한국의 '나이아가라' 폭포 '직탕폭포' / 사진 출처 = 철원군청


물윗길의 백미는 강줄기가 휘어지는 구간에 있는 소(沼, 연못)인 ‘송대소(소나무가 많고 물이 고여 있는 깊은 소)’ 주상절리는 50만 년 전 분출된 용암이 굳어 형성된 4~6각형 모양의 지질 구조로 지층이 붉은색, 회색, 검은색, 황토색으로 나뉘어 시차를 두고 여러 차례 화산 폭발과 용암 분출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송대소 주상절리 구간 

철원군 한탄강의 주상절리를 공중에서 바라볼 수 있는 한탄강 ‘은하수교’는 철원 9경 중의 하나인 송대소 주상절리에 가설된 현수교로 50m 높이에서 한탄강 주상절리 송대소와 함께 끝없이 펼쳐진 철원평야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송대소에서 바라본 '은하수교'와 '햇불전망대'


'은하수교'는 물윗길 트래킹 코스의 핫 플레이스로 길이 180m, 폭 3m의 출렁다리로, 바닥 일부가 투명 유리로 되어 있어 아찔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한탄강의 모습은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횃불전망대와 주상절리 길로 연결돼 있다. 


 은하수교 위에서 바라본 물윗길

 

한탄강의 랜드마크이자 철원의 밤하늘을 밝히고 있는 ‘횃불전망대’는 높이 45m, 조형물 포함 전체 53m로 송대소 방향(왼쪽)으로 4.3도 기울어져 있는 비정형 구조로 외부에서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45m의 높이는 철원이 강원도 내에서 3.1 만세운동이 가장 먼저 일어난 지역임을 알리는 동시에 1945년 광복의 기쁨을 상징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53m의 높이는 한국전쟁 후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의 의미를 담고 있다. 횃불전망대에서는 드넓은 철원평야와 북녘땅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입장료는 6,000원(철원사랑 상품권 3,000원)이다.

 

 횃불전망대와 은하수교, 물윗길, 북녁땅 / 사진 출처 = 철원군청


참고로 관광객 대부분 ‘철원사랑 상품권(5,000원)’을 은하수교를 건너면 협곡과 은하수교, 횃불 전망대가 한눈에 보이는 카페에서 사용한다.

 

 철원사랑 상품권과 은하수 카페


한탄강 중간지점의 높이 35m, 길이 120m, 폭 6m의 ‘승일교(昇日橋)’는 1948년에 건설되다가 한국전쟁으로 중단되었고 전쟁 후 1958년에 준공되었다.

김일성이 시작하고 당시 대통령 이승만이 끝냈다고 하여 이승만의 ‘승(承)’자와 김일성의 ‘일(日)’자를 한자씩 따서 승일교(承日橋)라 했다는 설‘김일성을 이기자’고 해서 승일교(勝日橋)라고 했다는 설이 있지만, 한국전쟁 중 조선 인민군에게 포로로 잡혀간 ‘박승일(朴昇日) 대령’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서 승일교(昇日橋)라고 지어졌다는 설이 정설로 받아지는 분위다. 


 사진 출처 = 울프 독(kc6731) 블로그


북한이 만든 승일교 북측 모습은 한 쌍의 아치 위에 겹으로 현수재 7개를 세워, 양쪽에 아치 형하(桁下, 교량의 상판 아래) 8칸을 구성하였다. 남한이 만든 승일교 남측 모습은 한 쌍의 아치 위에 겹으로 현수재 3개를 세워, 양쪽에 약간 넓은 말굽 모양 아치 형하(桁下) 4칸을 구성하였다. 물론 남쪽과 북쪽의 ‘승일교’ 표지석도 다르다.


 중간기준으로 왼쪽은 북한, 오른쪽은 남한이 건축 / 사진 출처 = 이영천

 '승일교' 표지석


순담계곡의 ‘순담’은 조선 순조 때 우의정을 역임했던 김관주가 이곳에 연못을 파서 순채(수생식물)를 심고 복용하며 요양을 하였는데, 그 연못의 이름에서 유래하여 불리는 지명이라 전해진다.


 순담계곡 / 사진 출처 = 철원군청

 

‘고석정(외로운 돌 위의 정자, 孤石亭)’은 철원 9경 중 하나이며 철원 제일의 명승지이다. 한탄강 한복판에 치솟은 10여 미터 높이의 기암 양쪽 사이로 옥같이 맑은 물이 휘돌아 흐른다. 신라 진평왕 때 한탄강 중류에 10평 정도의 2층 누각을 건립하여 고석정이라 했다고 하며 이 정자와 고석바위 주변의 계곡을 통틀어 고석정이라 한다. 

신라 때 진평왕이, 고려 때는 충숙왕이 찾아와 노닐던 곳으로 누각은 한국전쟁 때 소실되었던 것을 1971년 복원하였고, 1989년에 개축 정비하였다.

 

 고석정 / 사진 출처 = 철원군청


고석정이 더욱 유명해진 까닭은 조선왕조실록에도 기록된 명종 때 실존 인물로 백정 출신의 의적 ‘임 거정’을 고석암의 깊은 동굴이 숨겨줬는데, 결국 관군에 쫓기다 민물고기 ‘꺽지’로 변해 한탄강으로 사라졌다는 설화로 ‘임꺽정’이라고 불린다. 

한탄강 중앙에 있는 10m 정도 높이의 거대한 기암봉에는 임꺽정이 은신하였다는 자연동굴이 있고, 건너편 산 정상에는 석성이 남아 있다.

 

이곳은 <무사 백동수>의 격투 장면,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주인공 건우가 환상에 이끌려 달려가던 장면, 그리고 <허준>, <각시탈>, <선덕여왕>, <조선명탐정>, <군도>,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사임당, 빛의 일기>, <옥씨부인전>, <연인>까지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지이다.

 

 <군도>,  <환혼>, <옥씨부인전>, <조선명탐정> 장면


깊은 겨울 추위 속에서 마주하는 한탄강 주상절리의 장관과 눈꽃이 피어난 현무암 협곡은 걸음마다 색다른 겨울 정취를 선사해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부교가 흔들리지는 않지만, 눈 오는 날에는 미끄러울 수 있으므로 방한화 등 미끄럼에 주의해야 한다.

 

 사진 캡쳐 = 철원군청


한탄강은 한국에서 래프팅으로 유명해 매년 4월부터 9월까지 래프팅이 11월부터 이듬해 3월 말까지 물윗길 트래킹 구간을 운영한다. 한탄강 ‘주상절리길’도 물윗길과 함께 철원의 대표 명소로 꼽힌다. 

주상절리 길은 총길이 3.6km, 폭 1.5m로 절벽과 허공 사이를 따라 걷는 잔도를 통해 아찔한 스릴과 아름다운 풍경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동절기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이며 비가 많이 내리면 중단된다.

물윗길과 연계해 매년 1월에 열리는 지역의 대표 겨울 이벤트 ‘철원 한탄강 얼음트래킹 축제’는 2026에도 1월 17일부터 25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사진 출처 = 철원군청


종착지인 순담계곡에서 태봉대교로 돌아오려면 다시 걷거나 차를 타야 한다. 주말과 휴일에는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평일에는 택시(1만원 정도)를 이용해야 한다.

 

♠입장료 및 셔틀버스


- 입장료: 1만원(철원사랑 상품권 5천 원 증정)

- 운행 기간: 물윗길 트래킹 개방 기간 중 주말 및 공휴일

- 이용 시간: 오전 10시 ~ 오후 5시 30분

* 태봉대교/순담 주차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출발

- 탑승료: 무료(물윗길/주상절리길 입장권 제시)

- 노선 안내

  ① 태봉대교(출발)-은하수교-고석정-순담(도착)

  ② 순담(출발)-승일교-고석정-은하수교-태봉대교(도착)



배성식 / 여행작가


평소 여행과 역사에 관심이 많아 한국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모아 2022년에 아빠들을 위한 주말 놀거리, 먹거리 프로젝트 <아빠와 함께하는 두근두근 보물찾기>를 발간하였다.

2024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일본 최대의 언론사 그룹인 여행요미우리출판사를 통해 한국의 관광명소와 외국인들이 꼭 경험해 볼 만한 곳들을 소개한 ‘한국의 핫 플레이스 51’을 일본어 <韓国のホットプレイス51>로 공동 발간했다.

이메일 ssbae100@naver.com인스타그램 @k_stargram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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