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풍을 넘어 문화적 현상이 된 트로트 국내시장만으론 한계
음악에 덧씌워진 정치적 색깔 걷어내고 ‘감동’에 집중할 때
아시아 넘어 글로벌 감성 자극, 강력한 문화콘텐츠 협력 모색
□ ‘일본을 울린 엔카 스타 10인’ 시리즈를 연재하며…
대한민국을 달구고 있는 트로트 열풍은 이제 일시적인 인기를 넘어, 하나의 독보적인 대중음악 장르이자 거대한 문화적 현상으로 완전히 뿌리내렸다.
가수마다 형성된 수만, 수십만의 견고한 팬덤은 트로트의 위상을 증명하며, 최근 TV 경연프로그램을 통해 한일 양국의 가수들이 무대 위에서 자연스럽게 노래 대결을 펼치는 모습은 우리에게 더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다.
사진= MBN '2025 한일가왕전'
그간 우리 사회에서 ‘엔카’는 가깝고도 먼 이웃 나라의 선율임에도 불구하고, ‘왜색 논란’이라는 정치적 프레임과 역사적 부채감 속에 터부시되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음악은 이념에 앞서고, 문화의 숨결은 국경보다 높다.
한 시대를 풍미한 노래에는 그것이 트로트든 엔카든, 그 시절을 온몸으로 견뎌낸 민초들의 눈물과 웃음, 그리고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박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트로트 세계화 엔카에서 길을 묻다
대한민국 유일의 트로트 전문 매체인 ‘트롯뉴스(trotnews.co.kr)’는 이제 한국의 트로트가 K-pop의 뒤를 이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새로운 킬러 콘텐츠로 성장해야 할 시점이라고 확신한다.
각종 경연프로그램 등을 통해 매년 수십에서 수백 명의 트로트 가수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수 정상급 몇 명을 제외하고는 이제 국내시장만으로는 이들이 설 무대를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부흥기를 맞은 트로트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제 좁은 국내 무대보다는 K-POP의 성공사례를 거울삼아 이제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하는 시점에 왔다고 볼 수 있다.
사진= MBN '2025 한일가왕전'
트로트가 한국 내에서의 소비를 넘어 일본, 나아가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가기 위해서는 정서적 동질성을 공유하고 있는 엔카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이해가 필수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사회적 금기로 인해 엔카에 대하여 제대로 조명하거나 소개하는 자료가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트롯뉴스는 올해를 ‘트로트 세계화의 원년’으로 삼고,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앞 단계로서 일본의 엔카 스타들을 집중 조명하는 2026년 기획 시리즈로 ‘일본을 울린 엔카 스타 10인’ 편을 시작한다. 이번 시리즈는 일본의 엔카를 이해하기 위해 일본의 전설적인 엔카 스타들에 대한 음악 세계와 의미에 대해 분석한다.
시대가 말을 잃었을 때 노래는 시작된다
흔히 “노래는 시대가 말을 잃었을 때 시작된다.”라고 한다. 엔카는 단순히 일본의 전통 가요가 아니다. 그것은 패전 이후, 사람들이 말할 힘조차 잃었을 때 그들을 대신해 울고, 대신 설명하고, 대신 견뎌준 ‘감정의 언어’였다.
이번 연재에서는 ‘무라타 히데오’의 전후 복구 의지에서 시작해, 일본의 국민적 서사를 완성한 ‘미소라 히바리’, 공동체의 유대를 노래한 ‘키타지마 사부로’, 그리고 전통의 현대화를 이끈 ‘호소카와 타카시’에 이르기까지, 전설적인 엔카 가수 10인의 삶과 음악을 조명한다.
이들의 노래는 시대의 필요에 따라 형태를 바꾸어 왔을 뿐, 그 본질은 늘 ‘사람’을 향해 있었다.
사진=미소라 히바리 / 나무위키
이번 기획은 필연적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의 트로트를 다시 바라보게 할 것이다. 트로트와 엔카는 그 형식과 뿌리가 다를지언정, “사람들이 가장 힘들 때 가장 가까이 남아 있던 음악”이라는 점에서 같은 질문에 대한 서로 다른 대답이었다.
우리는 이번 기획을 통해 음악에 덧씌워진 정치적 색깔을 걷어내고자 한다.
한일 양국의 국민이 각자의 노래를 통해 위로받았던 그 ‘순수한 감동’에 집중할 때, 비로소 두 장르는 서로를 마주 볼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시장을 향한 새로운 발걸음
지금은 바야흐로 K-컬처의 시대다. 이제 한국의 트로트 역시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를 향한 발걸음을 내디디고 있다. 이번 기획은 엔카의 유산을 되짚어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일 양국 음악의 협업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전초기지가 될 것이다.
엔카가 지닌 깊은 서사와 트로트가 가진 폭발적인 에너지와 세련미가 만난다면, 이는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인의 보편적 감성을 자극하는 강력한 문화콘텐츠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사진= MBN '2025 한일가왕전'
이 연재를 통해 엔카를 설명하는 기록인 동시에, 우리의 트로트의 현재는 어디이고 앞으로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를 묻는 여정이다.
음악이라는 이름 아래 국경을 허물고, 오직 ‘마음’으로 소통하는 이 특별한 기록을 남기고자 하는 작업이다.
이번 기획은 단순히 일본의 전설적인 엔카 가수 10인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여정을 통해 본질적인 질문 하나를 던지려고 한다.
“어떤 음악은 왜 세대를 넘어, 때로는 국경을 넘어 사람들의 마음속에 끝내 살아남는가.”
엔카를 통해 우리 트로트와의 협력 방안을 탐색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글로벌 비전을 모색하는 이 기록이 한일 양국, 나가서 K-트롯의 세계 음악 문화 교류에 첫 걸음이 되기를 희망한다.
※ 연재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어질 예정이다.
① ‘엔카의 여왕’ 미소라 히바리(美空ひばり)
② ‘정통엔카의 정점’ 이시카와 사유리(石川さゆり)
③ ‘엔카의 소울’ 모리 신이치(森進一)
④ ‘마츠리(축제)’의 왕 키타지마 사부로(北島三郎)
⑤ ‘블루스 가희’ 야시로 아키(八代亜紀)
⑥ ‘엔카의 혁신’ 고바야시 사치코(小林幸子)
⑦ ‘소리의 마술사’ 미야코 하루미(都はるみ)
⑧ ‘한과 슬픔의 심연’ 후지 케이코(藤圭子)
⑨ ‘전후 엔카의 원형’ 무라타 히데오(村田英雄)
⑩ ‘소리의 장인’ 호소카와 타카시(細川たかし)
박강민
기자
oasis36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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